1. 당신의 이름은?
"정가나."
2. 현재 날짜는?
"2021년 1월 31일."
3. 현재 시각은?
"오전 3시 50분."
4. 마지막 기상으로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은?
"기억나지 않음."
5. 현재 상태는?
"다소 원인 불명의 스트레스가 느껴짐."
6. 이유는?
"우선 현재 잠에 들지 못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최근 뜻하지 않은 일로 하고자 하는 일이 계속해서 꼬이고 있는 점. 밀린 청소."
7. 현재 마시고 있는 것은?
"카카오 90% 엑스트라 샷 커피"
8. 지금 떠오르는 문장은?
"심연을 오랫동안 들여다보면 그 심연 또한 나를 들여다본다. - 니체, [선악을 넘어서] 중"
9. 이유는?
"스트레스 상태에서 문명화된 자아의 껍질이 벗겨진 것을 느꼈고 그 안에 괴물이 있다는 것을 느낌."
10. 더 자세하게 말해본다면?
"거듭해서 괴물의 형상이 머릿속에 구체화됨. 가능한 징그럽고 혐오스러운 이미지를 찾아내려 하는 것 같음. 그리고 '나를 봐줘.' 라는 말이 계속해서 떠오름.
11. 스스로 진단해본다면.
"첫 째로 괴물의 형상은 모르겠음. 니체의 문장이 힌트라고 생각되나, 확신할 수 없음. 최근 타인을 관찰하면서 대상의 모습, 행동, 표현, 말투 등에서 심리 및 그것의 의의를 건져내는 일이 잦았음. 그리고 그것은 대부분 부정적인 무언가였음. 단순히 그것을 인식하는 것만으로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이고 메스껍고 혼란스러웠음. 그것은 아마 건져올린 그것이 나였기 때문이지 않은가 사려됨. 둘 째로 '나를 봐줘.'라는 말을 반복해서 떠올리는 이유는 스트레스 상태로 인한 문명화된 자아의 껍질이 무너져 위험 상태에 놓인 자아의 초라한 모습이 드러났기 때문으로 사려됨. 문명화된 자아의 껍질은 기본적으로 타자에게 보이고 싶은 자아의 모습이 반영된다고 생각함. 그리고 그것은 자아의 취향과 타자의 수용을 반영하여 생성된다고 생각함. 따라서 그것이 형성되어 있지 않은 미성숙한 시절에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확신이 없기에 극도로 예민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고 생각함. 관측되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고, 생물체에게 있어서 존재하지 않음이란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 이에 이번 경우는 일시적으로 초기의 상태로 돌아갔다고 생각함. 다만, 이 글을 써내려가는 와중에 두 가지가 합쳐져 표상되는 이유는 전혀 감도 오지 않음. 가능한 혐오스러운 존재가 '나를 봐줘'라는 말을 반복하며 자신을 찢고 있는 이미지가 떠오른달까."
12. 평소에도 이러는지?
"아니. 평소에는 대체로 행복감을 느끼고 일상을 즐긴다. 다만 그 일상에서 어떤 것이 조금씩 쌓이고 임계를 넘거나, 특정 상황으로 인한 스트레스 상태에 놓였을 때 그 어떤 것이 폭발적으로 떠오른다. 구체적으로 임계점을 특정해보자면, 혼돈 80%이상 질서 20%이하의 삶이 반복될 때인 것 같다."
13. 본인이 생각하는 해결방법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정신적인 이상의 치료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에 대한 정확한 처방은 현재의 나로썬 특정할 수 없음. 다만, 경험상 규칙적으로 수면과 식사를 하고, 본능적인 욕구에 대체로 순응하고, 어떤 일이든 80%이상의 힘을 내지 않으며 예외적으로 오기 비슷한 것이 생겼을 때 120%의 능력을 투자해 그것을 성취하는 삶의 형식을 취할 때 '심연의 괴물'이 느껴지지 않음. 문제는 그것을 지워내지 못한다는 것에 있음. 그것이 지워지지 않는 것이라는 게 문제일수도 있고. 매번 이런식으로 암흑의 미로를 통과해나가듯 손을 내밀어 앞을 더듬어가면서 상태를 적어가는 게 현재의 최선의 처방임."
14. 즉, 그 이미지가 글을 써내려가는 과정에서 더이상 떠오르지 않았다는 것인가?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코끼리를 생각하게 된다고, 방금 질문을 들으면서 어쩔 수 없이 생각해내긴 했지만 이전처럼 무한재생되지는 않음."
15. 본인, 이 상태에 빠지기 전에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 고민했던 것으로 아는데 방금 것이 그에 대한 해답이라 봐도 무방한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그전에 어떤 글을 쓰냐에 따라 대답이 달라질 것 같다."
16. 그렇다면 '본인', 이 글을 이러한 형식으로 쓴 이유는?
"전혀 모르겠다. 잠이 오지 않았고, 노트북을 열었다. 무얼 쓰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그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 써내려가졌다."
'.....'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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