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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1 세/생채기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 아닐까

by 정가나 2021.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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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우리는 평생 새로운 것에 노출되어야하는 운명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프로이트는 인간을 생물에 이성이 얹어진 존재로 볼 수 있고 우리는 생물로써의 본능을 이성적 사고를 통해 조절한다고 한다. 생물적 본능이란 ‘나’라는 개체의 생존과 생식을 위해 신경회로에 새겨진 욕구이다. 식욕, 수면욕, 성욕과 같은 것들이 그런 것이다. 배고프거나 졸리더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다면 그것을 뒤로 미루는 행위는 이성적 사고가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성이 생물적 본능을 조절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그것을 조절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나는 이성이 단순히 조절하는 역할만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 과학자가 생후 40분이 지난 아이의 성장 과정을 관찰하여 유아의 선천적인 연역적 사고에 관하여 기록한 논문이 있다. 아기는 누군가 연역에 대해 가르쳐주기 이전부터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하고, 그것의 결과를 통해 가설과 실제 현실과의 차이를 좁혀가며 세상에 대한 지식을 습득한다고 한다. 동시에 기억에 의존한 귀납적 사고를 통해서도 여러 가지 지식을 습득한다고 한다. 나는 이때 우리의 무의식이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기호, 취향, 젠더, 이상 등이 무의식에 새겨져 있을 것이다. 이것들은 이성적 욕구로써 작용하여 특정 주제에 대한 의사결정에 있어서 생물적 본능과 대립하고 힘겨루기를 통해 이긴 쪽이 자아의 외면으로 도출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이성은 생물적 본능을 제어하는 조절자인 동시에 특정한 영역에 있어서는 욕구를 가지는 존재인 것이다. 그 특정한 영역이란 정체성과 생득성과 같은 것이다. 나는 어떤 존재인가, 나는 왜 존재하는 것인가, 내가 존재한다는 것에는 어떤 가치가 있는가, 나의 삶에는 어떤 이유가 있는가, 나는 누구인가, 하는 질문들은 절대 생물적 본능만으로는 가질 수 없는 의구심들이다. 따라서 이성이 생물적 본능을 조절하는 이유는 이성적 욕구가 존재하기 때문이고, 그것을 조절하는 기준은 유아기에 형성된 무의식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여행을 떠난 자들이 결국에는 고향에 돌아오게 되는 것처럼, 우리도 결국에는 자신을 목적지로 삼아야 할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 하는 질문은 우리가 스스로 평생에 걸쳐 알아가야 할 문제이다. 나는 왜 존재하는 것인가, 내가 존재한다는 것에는 어떤 가치가 있는가, 나의 삶에는 어떤 이유가 있는가, 하는 질문은 인류가 운명 공동체로서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이다. 우리의 삶은 나를 알아가는 것에서 시작해서, 명확한 목적지를 설정하고, 그것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수렴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수행되기 위해선 부단히 무언가를 새롭게 알아가야 한다. 계속해서 새로운 것에 노출되고, 그것들을 통해 나의 또 다른 일면을 이해하고, 다시금 목적지가 재설정되고, 다시 앞을 향해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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