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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1 세16

어렵다라는 말보단 쉽지 않다는 말이 더 좋아요 갑자기 삶의 방향성을 잃어버릴 때가 있다. 나 왜 이렇게 열심히 살려고 하지? 무엇을 얻고자 시작했던 일이었더라? 나는 왜 사는거지? 오전 수업을 마치고 저녁 수업이 시작하기 전에 잠깐 시간이 떴었다. 밀린 글을 좀 써볼까 싶어 노트북을 열었는데 숙취인지 뭔지 무언가 속에서 울렸다. 아, 우울하다 우울해. 무기력하다. 오전 수업에서 그런 질문을 던졌다. 여러분은 무기력할 때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편이세요? 아니면 무기력한 상태에 가만히 본인을 놓아두는 편이세요? 한 분은 일을 열심히 하면서 떨쳐낸다고 하셨고 다른 한 분은 그 감정을 느긋하게 곱씹는 편이라고 하셨다. 이 우울감을 외면하려 들지 말고 제대로 인지하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너무 그러고 있으면 이 우울에 끝이 없을 것 같아 빠져나오려.. 2021. 7. 3.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김영하 《본문은 소개된 책의 원문 인용이 아닌 패러디임을 미리 밝힙니다》'인생이란, 무언가 부족하고, 그 부족함을 깨닫고, 그것을 채우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시킬 때 가장 아름다운 예술 작품이 되는 게 아닐까. 그래서 그녀는 죽음을 택한 것일까. 그녀의 삶에서 유일하게 부족했던 것은 죽음이었을까. 인생이란.'간만에 꽃집에 들렀다. 다소 거리가 멀었지만 아는 곳도, 와본 곳도 여기뿐이었기에 발걸음을 일로 옮겼다. '돈이 조금 아까운데.'하얀 바탕에 분홍빛이 옅게 물든 장미를 샀다. 그래도 기왕 산거 서프라이즈로 주려고 했는데 그녀는 이미 내가 오는 것을 확인하고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멋쩍게 그것을 건네자 네가 기뻐하며 받았다. 소름이 돋았다."포장해드릴까요?" 점원이 물었다."네, 해주세요." 라고 답했다.간만에.. 2021. 6. 30.
'좋아해'가 쌓이면 '사랑해'가 된다 #1 '사랑해'를 이해해보려 노력하다 어떤 상황에서 누구에게 어떤 감정이 들어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걸까. 사전에서 특정 단어를 이해하기 위해 다른 단어나 문장으로 치환하여 의미를 파악하는 것처럼 '사랑하다'도 다른 말로 치환해보면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 과거를 돌이켜보며 무엇이 사랑이었을까 한참을 뒤적였지만 결국 결론이 나지 않았다. #2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엄마가 바로 보인 것, 그게 사랑이야 글을 쓰기 시작한 후로 올해 초부터 그런 모임에 나가기 시작했다.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모여 3개월간 격주 토요일마다 만난다. 만났을 때에는 각자가 쓰고 있는 글들에 대해 자유롭게 수다를 떨다가 간다. 어떻게 보면 단순한 친목모임처럼 여겨진다. 최근에 나는 사랑을 .. 2021. 6. 20.
[버티는 삶에 관하여] 허지웅 에세이 "God, give us to accept with serenity the things that cannot be changed, courage to change the things that should be changed, and the wisdom to distinguish the one from the other.""하나님,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는 평온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는 용기를, 또한 그 차이를 구별하는 지혜를 주옵소서."버티는 삶을 살아가기 위하여 내가 마음속에 지니고 다니는 문장은 '평온을 비는 기도'이다. 왜냐하면 바꿀 수 없는 것과 바꿀 수 있는 것을 구분하는 지혜를 가지기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 이 상황은 바꿀 수 있는 영역 내의 일인 것인가. 고민할 시간.. 2021. 6. 8.
[살고 싶다는 농담] 허지웅 에세이 20년 가을, 반수생 신분이었던 나는 고등학교 동창 녀석을 통해 소개팅에 나가게 됐다. 연애를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장기간을 사람들로부터 고립되어 홀로 외로웠던 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흔쾌히 나가기로 했다, 했던 것 같다. 한치의 고민도 없이 친구의 소개팅 제의를 수락했기 때문에 앞선 이유가 주가 되지 않나 싶다. 물론 수락한 이후에 수능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후회와 죄책감에 다소 시달리긴 했지만 이것 또한 경험이 될 것이라는 근거를 내세워 찝찝한 감정들을 외면했다. 2주 후, 오후 6시, 홍대 정문에서 그녀와 만나 근처 식당에 가기로 했다. 막상 소개팅 날짜를 정하고 나니 그나마 남아있던 미미한 공부 의욕도 날아가버리고 그녀를 만나기 전날까지 유튜브를 통해 마녀사냥을 정주행 했다. 많고 많은 .. 2021. 5. 31.
심연 1. 당신의 이름은?​"정가나."​2. 현재 날짜는?​"2021년 1월 31일."​3. 현재 시각은?​"오전 3시 50분."​4. 마지막 기상으로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은?​"기억나지 않음."​5. 현재 상태는?​"다소 원인 불명의 스트레스가 느껴짐."​6. 이유는?​"우선 현재 잠에 들지 못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최근 뜻하지 않은 일로 하고자 하는 일이 계속해서 꼬이고 있는 점. 밀린 청소."​7. 현재 마시고 있는 것은?​"카카오 90% 엑스트라 샷 커피"​8. 지금 떠오르는 문장은?​"심연을 오랫동안 들여다보면 그 심연 또한 나를 들여다본다. - 니체, [선악을 넘어서] 중"​9. 이유는?​"스트레스 상태에서 문명화된 자아의 껍질이 벗겨진 것을 느꼈고 그 안에 괴물이 있다는 것을 느낌."​10. 더 .. 2021. 4. 28.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 아닐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우리는 평생 새로운 것에 노출되어야하는 운명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프로이트는 인간을 생물에 이성이 얹어진 존재로 볼 수 있고 우리는 생물로써의 본능을 이성적 사고를 통해 조절한다고 한다. 생물적 본능이란 ‘나’라는 개체의 생존과 생식을 위해 신경회로에 새겨진 욕구이다. 식욕, 수면욕, 성욕과 같은 것들이 그런 것이다. 배고프거나 졸리더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다면 그것을 뒤로 미루는 행위는 이성적 사고가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성이 생물적 본능을 조절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그것을 조절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나는 이성이 단순히 조절하는 역할만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 과학자가 생후 40분이 지난 아이의 성장 과정을 관찰하여 유아의 선천적인.. 2021.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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